무엇으로 보답할까 > 목회칼럼(박대우목사)

본문 바로가기

목회칼럼(박대우목사)

November 17, 2019 . 아름다운교회 무엇으로 보답할까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아름다운교회
댓글 0건 조회 2,154회 작성일 21-02-24 13:11

본문

11월은 감사의 달입니다. 추수를 끝낸 농부들의 미소를 떠올리게 하는 추수감사절이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에는 집앞의 텃밭에서 뒤엄을 섞어 정성스럽게 기르던 무, 배추, 파가 있었는데, 얼마나 튼실하게 자랐는지, 그중에 제일 크고 좋은 것을 골라두었다가 추수 감사주일에 강단에 쌓아두었던 추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당시에는 대부분이 농사를 크고 작게 했던 시대이기에 가능한 이야기일 것입니다. 지금은 서비스 산업이 주가 된 세상을 살기 때문에 농사의 개념이 희박해서 일년에 무엇이 지나갔고, 무엇을 수확했는지가 불분명하게 지나갑니다. 경계선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추수 감사의 의미가 가슴에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12월 마지막에 연봉을 다 누리고 나서야 결산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위험천만한 계산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인간은 먹어야 사는 존재입니다. 먹고, 마시고, 입는 의식주(衣食住)는 사람의 기본에 속한 이야기일 것입니다. 남들보다 더 하고 덜하는 차이가 있을지는 몰라도 우리는 먹고 사는 것을 통해서 기본적인 생명을 연명하고 살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필수 아미노산(essential amino acid)처럼 체내(體內)에서는 만들어지지 않고 (만들어진다해도 미미해서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음) 반드시 외부에서 즉, 먹는 것에서 섭취해야 하는 아미노산이 어른에게는 8가지, 아이들에게는 2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그 필수 아미노산이 없으면 발육이 안되고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지요. 사람에게 그러한 물질이 있는 것처럼, 영적인 존재인 사람에게도 육의 것만이 아니라 필수적인 것들이 반드시 있습니다. 그것이 감사입니다.

특별히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이러한 감사가 늘 있어야 합니다. 생각해 보면, 당연히 누리고 있는 것들이 있음에도 감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생각하지 못하고 지나갔던 당연한 누림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얼마전에 제게 치아가 문제가 되어서 이를 뺐습니다. 한번도 치아에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늘 그것이 당연한 것처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느끼는 것은 ‘아, 60평생을 아무 생각없이 누리고 산 이빨 2개가 그렇게 귀하고 감사하다’는 것입니다. 그 자리에 늘 있었을 때에는 잘 몰랐습니다. 음식물을 자르고, 으깨어 갈아주던 그 이빨들이 그렇게 소중하고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빼고 나니 얼마나 불편한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 60여년을 수고해 준 그 이에 대해서 감사하지 못했습니다. 빠지고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들이 어느날 사라질 때에 그것의 소중함을 느끼면 이미 늦은 것입니다. 그것들이 우리에게는 있습니다. 이번 감사의 계절에는 내가 누리고 있음에도 존재감이 없었던 많은 것들, 혹은 사람들까지 감사의 조건들이 되어봤으면 좋겠습니다. 누릴 때에는 모릅니다. 누릴 수 없을 때에야 소중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 사람입니다. 주님이 주신 내 몸, 내 가정, 배우자, 자녀, 친구, 교우들, 그리고 교회까지… 너무나 가지고 있는 것들이 많음에도 그저 당연히 누리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래서 더 감사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눈을 돌려봅시다. 그리고 시편의 기자처럼 ‘주님의 그 은혜에 무엇으로 보답할까’를 묵상해 봅시다.


© Areumdawoon Church ALL RIGHT RESERVED. Powered by CROWN MINI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