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경이 신앙이 부럽다 > 목회칼럼(박대우목사)

본문 바로가기

목회칼럼(박대우목사)

February 24, 2021 . 아름다운교회 질경이 신앙이 부럽다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아름다운교회
댓글 0건 조회 2,215회 작성일 21-02-24 13:48

본문

우리가 이 교회로 이사해 올 때에 나무들이 제일 걱정이 되었습니다. 물이 공급되지 않는 상황이었는데 큰 소나무와 뽕나무들이 탐스러울 정도로 자랐는데 이들이 죽으면 경관이 많이 나빠질 것이 염려가 되어 우리 교인들이 손으로 물을 퍼날라 나무를 살린 경험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그때에 한 가지 현상은 소나무에 무수히 많은 솔방울이 달려있었습니다. 알아보니, 소나무는 환경이 나빠지면 생존본능으로 자기 수명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알고 씨앗을 퍼트리기 위해서 솔방울을 많이 맺는다고 합니다. 한갓 나무에 불과하지만 자기 생명을 향한 이토록의 애착이 있음을 듣고 경이로움을 느낄 때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자손을 퍼트려 생명력을 전하는 그 힘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사람들의 손을 타지 않는 틈을 타서 교회 주변에 엄청난 잡초들이 자라서 교회가 마치 폐허처럼 보여서 마음이 불편하던 차에, 날씨가 선선한 아침을 이용해 조금씩 주변에 자란 잡초들을 애초기를 이용하여 제거하고 있습니다. 이런 작업은 상당히 위험한(?) 작업입니다. 돌이 튀어서 안경이 깨지고, 다치는 사고가 나기 딱 십상입니다. 그래서 중무장을 합니다. 긴 장화를 신고, 보호안경을 쓰고, 마스크를 하고, 가죽 앞치마를 두르고 작업을 하다가 보면 조금만 움직이다가 보면 땀이 저절로 나고 헉헉 댈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가 보면 몇 번씩 작업을 멈추어야 합니다. 이유는 그렇게 중무장을 했는데도 장화와 옷속으로 가시들과 잡초들의 씨앗들이 들어와 찌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신발을 벗고 빼내야 하는데 이 씨앗들은 이미 양말이나 옷에 달라붙었는데 얼마나 깊이 박히는지 모릅니다. 빼내는데 애를 먹을 정도로 Sticky하게 붙어 있습니다. 그것을 볼 때마다 저는 혼자 감탄을 합니다. ‘아, 이런 씨앗들도 자기 생명력을 보존하고 펼치기 위하여 이렇게 악착같이 달라붙어서 사는구나!’ 그냥 겉에 묻어있는 정도가 아닙니다. 양말이나 옷의 조직속으로 어떻게 파고드는지 그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신비할 정도입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에, 이런 잡초들도 살아남기 위하여, 자신의 생명의 끝이 온 것을 감지하고 이렇게 악착같이 달라붙어 자신의 생명을 남기려고 애를 쓰는데 우리는 얼마나 우리의 영적 생명을 위하여 하나님께 붙어 있으려고 무슨 노력을 하고 살아가나 싶은 것입니다. 예배를 온라인으로 중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일 아침 많은 노력을 통해 시편의 기도를 함께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신약통독을 매일 격려하고 있는데도 점점 참여하는 인원이 줄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우리의 영혼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귀찮으면 안합니다. 시간이 없으면 건너 뜁니다. 대충 대하고, 대충 건너뜁니다. 말씀이 귀에,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다른 것들이 아른거립니다. 이런 모습을 주님은 어떻게 보실까요. 만일 예수님도 우리를 대할 때에 그렇게 대충, 건너뛰고, 관심없고,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것처럼 우리를 대하신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잡초, 민초라고 부릅니다. 그것의 생명력은 집착입니다. 집요함입니다. 어떻게든 살아내려는 그 악착스러움입니다. 그 질경이 신앙이 부럽습니다. 나도 그래야 하겠습니다.


© Areumdawoon Church ALL RIGHT RESERVED. Powered by CROWN MINI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