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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박대우목사)

February 24, 2021 . 아름다운교회 약탈과 나 (Looting and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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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름다운교회
댓글 0건 조회 2,146회 작성일 21-02-2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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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데 덮친 격이라고 하나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균형적 삶이 깨진 가운데 불안과 고통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삶에, 이제는 흑인 폭력 사망이라는 사회적 이슈가 인종차별 철폐로 이어지면서 각종 시위가 난무한 가운데 우리가 사는 미국이 근자에 들어서 참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겨우 코로나 팬더믹으로부터 기지개를 켜보려고 발걸음을 뗐는데, 인종차별 철폐 시위를 틈타서 반 사회적인 약탈행위가 선진국인 이 나라에서 다시 일어나는 것을 보면서 적지 않게 충격을 받고 있습니다. 28년전 한인 사회는 당시에 로드니 킹 흑인 사건으로 인하여 약탈과 방화로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트라우마가 있기에 더욱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날을 경험하지 못한 분들은 그냥 지나간 사건으로 기억되지만, 제 동생도 결혼 초기에 LA 흑인 폭동으로 말미암아 하루 아침에 신혼의 꿈도 제대로 못꾸고 전 재산을 아무런 보상도 없이 날려버리고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 아픈 기억도 있습니다. 그때 그 폭동이 있고 얼마지 않아서 제가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했는데, 불타버린 그 자리를 보여주면서 씁쓰름한 미소를 얼굴에 지었지만 세미한 경련을 보았습니다. 그러한 사람들은 이번 사태는 또 다시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할 것입니다. 이미 또 다시 그런 피해를 입었다는 한인들도 제법 회자되고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선의의 목적으로 ‘인권’을 위한 시위를 하는 건강한 시민의식이 있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시위에 편승해서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이루려 이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이나, 이러한 사회적 혼란을 틈타서 방화, 약탈, 폭행등의 범죄하는 그러한 그룹들과는 엄격하게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건전한 시위는 보장되어야 마땅하지만, 불법과 폭력과 약탈은 엄벌하여 민주적 사회를 유지해야 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러한 약탈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장을 담은 동영상을 우연히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약탈을 하는 사람들앞에 피켓을 들고 안된다고 가로막아 보지만 수많은 군중들의 약탈을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너도 나도 뛰어들어가 한 아름씩 안고 뛰쳐나오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신분노출을 피하려는 듯 뒤집어 쓴 사람들이 대다수였고, 태연하게 맨 얼굴로 웃으며 물건을 그러던 어느 순간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일 내가 저기에 있는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라면, 모든 사람이 다 물건을 들고 나오는 분위기인데, 나는 과연 양심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나도 저 사람들과 휩쓸려 다들 그러는데 나라고 무슨 성인 군자냐… 아무도 안보거나, 아무도 잡히지 않는데 나도 들어가서 신발 한짝이라도 가지고 나올까? 그런 유혹은 없을까요? 나도 저 사람들의 군중심리에 뒤엉켜서 떨어진 연필 한 자루라도 들고 나오지 않을까요? 아, 그것은 저 나쁜 인간들만이 하는 행위가 아니라, 내 안에도 그런 욕구가 혹시나 있을 것 같은 두려움이 엄습해습니다. 남들 다하는데, 세상이 다 그러는데, 나라고 무슨 대책이 있나? 어처피 먹고 사는 것이 힘든데, 아, 재미로 그런 거지 뭐~~ 온갖 이유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뒤덮을 수도 있음이 느껴져 오면서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내가 만일 그 자리에 있었다면… 이것이 인간입니다. 오늘 내 신앙, 남들 다 그러는데, 이러면서 같이 그길 상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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