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남쪽바다 > 목회칼럼(박대우목사)

본문 바로가기

목회칼럼(박대우목사)

August 04, 2019 . 아름다운교회 내 고향 남쪽바다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아름다운교회
댓글 0건 조회 2,103회 작성일 21-02-24 12:58

본문

이민자! 이 말처럼 외롭게 들리는 단어가 또 있을까? 여행을 다니다보면,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설레임과 호기심이 사람의 마음을 흥분시키기도 하지만, 고향을 떠나서 삶의 뿌리를 뽑아서 낯선 땅으로 이민을 와서 겪는 그 수많은 story들을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까요. 각자가 가진 인생의 두께만큼 수많은 사연들이 뼈에 사무치도록 절절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어차피 인생은 나그네라고 성경이 지적했던 것처럼 나그네처럼 사는 것이 이민자가 아닌가 합니다. 그러다가 보니, 가끔씩 나의 살던 고향 꽃피는 산골은 아니지만 고향땅을 향한 우리의 향수가 아련하게 우리의 가슴에 남아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얼마전, 교회 위로 지나가는 비행기들을 보는데, 서쪽에서 동쪽으로 착륙을 준비하는 비행기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조금 덩치가 큰 것이 여느 비행기처럼 느껴지지 않아 하늘을 주목하고 있는데, 시계를 보니 4:50입니다. ‘아, 대한항공이구나’는 생각이 들어서 바라보는데 역시 대한항공 비행기였습니다. 그리고 머리위로 지나가는 비행기 꼬리에서 태극마크를 선명하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십 수년을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어인 일인지, 내가 태어난 곳, 내 나라를 향한 마음이 울컥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머릿속에 스멀스멀 가락이 떠오르는 것이 있었는데, ‘내 고향 남쪽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요. 이 잔잔한 고향바다…’ 고향 생각이 나던 시간이었습니다.

그 시간, 그 비행기, 그 마크를 보는 순간에 어찌 하필이면 ‘고향’이었을까. 아마도 사람의 마음에는 본능같은, 귀소본능(歸巢本能, 낳은 곳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연어처럼 말이지요)이 자리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러한 본능처럼 우리 신앙인들에게는 또다른 귀소본능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본향에 대한 본능입니다. 사람들은 일부러 잊으려 하지만, 우리 인간의 심성안에는 우리가 이땅의 고향을 그리워하듯이, 우리의 고향이 아닌, 본향(本鄕)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죽었을 때 우리는 이런 표현을 합니다. “돌아가셨다. 소천하셨다”라는 말이 그것입니다. 그래서 과거 우리의 신앙선조들은 그 하늘에 대한 그리움을 가슴에 품고 사셨습니다. 사랑의 원자탄라는 별명을 가지셨던 손양원 목사님은 그런 찬송시를 지어 불렀습니다. “낮에나 밤에나 눈물 머금고, 내 주님 오시기만 고대합니다. 먼-하늘 이상은 구름만 떠도 행여나 내 주님 오시는가해” 우리의 본향을 바라보며 가슴절절하게 사모함을 드러냈던 것입니다.

마음에 본향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삶이 다릅니다. 내가 돌아가야 할 본향이 있는 사람은 그 본향을 기다리고, 준비하고, 희망하고 소망하며 살아갑니다. 비록 거기엔 한숨과 아픔이 있다해도 본향이라는 소중한 청량제가 우리의 연약함을 치료해줍니다. 그러나 본향이 없는 사람은 객기, 호기 다 부리다가 허무로 끝을 정리합니다. 우리가 머리위로 지나가는 구름만 봐도, 비행기만 봐도, 문득 고향생각에 옷깃을 여미듯, 우리의 삶에 문득 하나님의 손대시는 일들이 눈앞에 펼쳐지거든 생각날 수 있는 본향이 있다면 행복합니다. 주님의 나라를 볼 수 있는 믿음과 기회가 있다면 행복합니다. 나를 힘있게 끌고가는 힘은 이 세상의 재물이나 행복이 아닌, 하나님의 나라와 능력이 끌고갑니다.


© Areumdawoon Church ALL RIGHT RESERVED. Powered by CROWN MINI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