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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박대우목사)

February 11, 2018 . 아름다운교회 오징어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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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름다운교회
댓글 0건 조회 2,058회 작성일 21-02-2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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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부부가 결혼 전의 경험을 이야기 하면서 이런 고백을 하였습니다. 여자는 남자에게 엄청 서운한 감정을 잊지 않고 있었는데 그것은 남자의 이상한 행동 때문이었습니다. 두 사람 다 오징어를 좋아하는데 여자는 몸통을 좋아하였는데 남자는 오징어를 먹을 때마다 몸통은 자기가 홀라당 먹어버리고, 다리만 주더라는 것입니다. 결혼 전이라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지나갔지만 평생 그것이 한이 맺혀서 서운한 감정을 씻을 길이 없었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어느 날, 왜 자기에게 그렇게 좋아하는 오징어 몸통을 자기만 먹었는지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었답니다. 남자는 원래 몸통 보다는 다리를 제일 좋아했답니다. 그런데 여자친구를 생각해 보니, 그렇게 좋아하고 맛있는 다리를 주는 것이 애정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되어 자기가 좋아하는 오징어 다리를 포기하고 몸통은 자기가 먹고, 다리를 여자에게 주었답니다. 결국 사랑하는 방법이 달랐던 것이지요.

중국집에 가면 짜장면을 먹을지 짬뽕을 먹을지 늘 고민하듯이, 오징어를 놓고서 마음으로 맛있게 느끼는 부위는 아무래도 몸통 가운데 부위라고 생각하면서도 오징어 다리도 맛있다는 것을 알기에 다시 오징어 다리에 손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몸통이냐, 다리냐… 사람에 따라서 어느 것이 귀하고 맛있는 것인지에 대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일이지요. 그런데 이 이야기 속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서로의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차이가 오해를 불러일으키더라는 것입니다. 작은 오해, 오해(誤解)란 잘못 이해했다는 것인데, 그것은 전적으로 소통과 대화의 장으로 가지 못한 것이 더 잘못입니다. 사람의 차이 때문에 오징어 다리나 몸통일 수는 있어도, 그것 때문에 오해가 되어서 감정을 상하게 되는 것은 우리의 잘못입니다. 서로 솔직한 대화가 있었더라면, 그리고 그 대화로 인한 소통이 이루어졌더라면 훨씬 더 예쁜 삶을 살았을 것입니다. 오징어 때문에 감정 상해서 관계가 어려워지는 일이 있는 것입니다. 그런 일들이 어찌 오징어에 대한 것뿐이겠습니까? 공동체 생활을 하는 교회, 그리고 그 구성원인 성도들 사이에서도 이러나 대화나 소통의 부재 때문에 온갖 이상한 공동체로 발전하게 되는 것은 순전히 우리 자신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성도와 성도의 문제, 성도와 목회자와의 문제, 목장 안에서의 문제 등, 수많은 문제를 생각해 보면, 결국 마음을 터놓고 조금만 서로를 알 수 있는 대화가 있었더라면, 내 입장만을 고수하지 않고,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는 자그마한 마음의 여유가 있었더라면, ‘나는 이러 이러한 것들 때문에 마음이 아파요’라고 표현할 수 있고, 그리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의 마음을 받아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우리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내 기준에 맞추어 상대방을 사정없이 깎아 내리고, 판단하고, 서운해 하고, 미워했던 것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성숙이라는 것이 바로 그것이지 않을까요? 상대방이 왜 그런 행동과 말을 하는지, 그 사람의 마음의 한편을 이해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불행하게도 우리는 나만이 중요하고, 나의 판단만이 절대적이라는 자기 절대성을 주장하다가 대화와 소통을 무너뜨리게 되는 어리석음을 범합니다. 서운하고, 미운 감정이 들 때, 나의 입장에서가 아닌 그 사람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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