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29, 2026 . 아름다운교회 "나를 기념하라"는 말씀의 진정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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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기념일'을 맞이합니다. 누군가의 생일이나 소중한 약속이 있었던 날을 기념할 때, 우리는 대개 과거의 한 지점을 추억하며 그날의 의미를 되새기곤 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제자들과의 성찬(Lord’s Supper)에서 하셨던 "나를 기념하라"는 말씀은, 단순히 과거의 사건을 머릿속으로 떠올리라는 권유 그 이상의 신비로운 초대입니다.
헬라어에서 “기념”을 뜻하는 “아남네시스(Anamnesis)”는 우리말의 “추억”과는 결이 다른 단어입니다. 이 단어는 과거에 일어났던 단회적인 사건을 오늘 나의 삶의 자리로 고스란히 불러와 “재현(Representation)”한다는 강력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즉, 성찬은 2,000년 전 골고다 언덕의 십자가 사건이 박제된 역사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나를 살리는 “현재 진행형의 사랑”임을 온몸으로 경험하는 시간인 것이죠.
우리가 건네받는 작은 떡 한 조각은 우리를 위해 찢기신 그리스도의 몸이며, 잔에 담긴 붉은 포도주는 우리 죄를 씻기 위해 흘리신 새 언약의 피입니다. 주님은 왜 "나를 생각하라"고만 하지 않으시고, 굳이 "먹고 마시며 기념하라"고 하셨을까요? 그것은 주님의 사랑이 머릿속 지식에 머물지 않고, 우리의 살이 되고 피가 되기를 원하셨기 때문입니다. 음식이 우리 몸의 영양분이 되어 우리를 살게 하듯, 주님의 희생이 내 영혼의 실제적인 양식이 되어 나를 존재하게 함을 고백하는 전인격적인 연합의 선포인 것입니다.
또한, “아남네시스”의 신비는 우리를 홀로 두지 않습니다. 같은 떡을 나누고 같은 잔을 마시는 곁의 성도들을 바라보십시오. 우리는 주님의 살과 피를 공유한 “거룩한 혈연 공동체”입니다. 성찬의 식탁에서 우리는 서로의 다름과 벽을 허물고,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 되었음을 확인합니다. 이 자리는 장차 하늘나라에서 열릴 영원한 잔치를 이 땅에서 미리 맛보는 기쁨의 통로이기도 합니다.
성찬을 대할 때마다 조금 더 천천히, 그리고 깊이 주님을 대면해 보시길 바랍니다. 내 손에 쥐어진 작은 떡 조각 위로, 나를 향해 쏟으셨던 주님의 그 뜨거운 눈물을 느껴보십시오. "내가 너를 결코 잊지 않았고, 지금도 너와 함께 먹고 마신다"라고 말씀하시는 그분의 음성이 “아남네시스”의 은혜를 통해 여러분의 영혼에 선명하게 새겨질 것입니다.
성찬의 자리를 떠나 다시 세상으로 나아갈 때, 우리 몸에 새겨진 그 사랑의 흔적을 기억하십시오. 나를 위해 기꺼이 찢기신 그 생명을 모셨기에, 이제 우리도 세상을 향해 자신을 내어주는 “살아있는 성찬”의 삶을 살아갈 용기를 얻게 될 것입니다.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내 안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를 대신하여 살아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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