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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September 18, 2022 . 아름다운교회 이삿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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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름다운교회
댓글 0건 조회 42회 작성일 22-09-1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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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로 이민 온지가 벌써 20년이 되었습니다. 목사라는 특성상 이삿짐속에는 아무래도 연구용 서적과 공부한 것들의 자료가 제법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그리고 다시 한국으로 갔다가 다시 미국으로 와야 했으니, 태평양을 건너기를 몇 번 한 것이지요. 나를 따라 가족들은 물론이거니 와 덩달아 살림살이와 목회자료들이 태평양을 건넌 것입니다. 이러한 자료들은 목회와 신학을 하는데 중요한 것들이기에, 어디를 가든 따라다녔습니다. 읽고 공부한 것들이 아까워서 가지고 다녔던 수많은 책들과 바인더들이 얼마나 많은지, 제법 버렸다하는데도 어느 새 보면 더 늘어나 있습니다. 나이를 먹는 만큼 말이 지요. 그런데 세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IT산업의 발달로, 종이책이 사라 지고, 디지털 세계가 열리면서 책을 들여다 보는 기회가 적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여파와 함께 나의 게으름으로 20년동안 미안하게도 박스에서 빛도 못본 채 창고에 잠들고 있었던 책과 바인더들을 이번 기회에 완벽(?)하게 쓰레기 처리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우선은 Downsizing을 하는 장소에는 여유공간이 하 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이제 20년간 안 열어본 박스에서 새롭게 책을 꺼내본다 는 일은 없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이것을 누누이 아내가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아까운 생각에 치우지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어차피 못가져갈 형편이어서 버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한 자료들을 쓰레기통으로 집어 넣으면서도 그 중에 몇 자료들은 차마 버리지 못하고 다시 꺼내들어서 새롭게 박스에 넣는 내 모습을 또 발견합니다. 그러면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웬만한 것은 버리는데, 차마 이것은 버릴 수 없는 것들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사료의 가치가 크다는 것, 아직은 그래도 읽을 가치가 있다는 것, 이런 좋은 책들과 자료는 버릴 수 없다 는 생각에 또 다시 쓰레기에서 서고로 다시 분류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이삿짐을 정리하다가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인생도 그런 것이 아닐까, 나 스스로는 물론이거니와 만나는 사람들, 삶의 가치들, 수많은 것 들이 우리 주변에 머물러 있는데, 이사하는 날이 우리에게 찾아오면 이와같은 일 을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지요. 아낌없이 버릴 수 있는 것들이 (사람, 물건, 관계 등) 있습니다. 쓸모없다고 이미 판단한 것이지요. 버릴까, 아니 좀 아까운데? 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버리기는 아깝고, 두기에는 선뜻 내키지 않는 것들도 있습 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정말 버릴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것만큼은 꼭 가져가야 해, 이것만큼은 어떤 희생을 치루어서라도 보관해야돼, 뭐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어느 것이 보배일까요? 많은 분들이 자신이 썼다고 하는 책들도 받아 보았습니다만 미안하게도 이번 정리 대상에 포함된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인생은 모두가 쓸만한 것들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렇지만 그럴 수만도 없는 것이 인생이기에 보배로운 것들도 만나지만 쓰레기 같은 것들도 만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생각에 미치자 참으로 죄송한 것들이 많습니다. 내가 남에게 아낌없이 버려도 좋을 대상으로 산 것도 있었을 것입니다. 만남 하나 하나가 귀하고 소중합니다. 아까운 시간과 장소를 낭비하지 않는 만남이 있기를 이젠 더욱 바랍니다. 주님께도 나는 어떤 존재일까요, 죄송함이 앞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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