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교회
Mar 02.2025
이취임식을 앞두고
결혼을 앞둔 사람들에게 제가 흔히 해 주었던 말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결혼식을 준비하지 말고 결혼을 준비하라”는 말이었습니다.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 신부는 인생에 있어 다시 오지 않을 결혼식이라는 것을 준비하기 위해 집을 장만하고, 가구와 가전을 준비하고, 반지와 드레스, 그리고 머리, 화장, 결혼 사진 등을 준비하느라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붓습니다. 그런데 결혼식을 준비하다 보면 놓치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결혼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결혼이 무엇인지, 결혼은 왜 해야 하는 것인지, 심지어 내가 결혼할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또 어떻게 함께 결혼 생활을 행복하게 유지해 나갈 수 있을지 생각해 보며 결혼을 준비하는 것이 결혼식을 준비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저는 결혼을 앞둔 사람들에게 늘 이것을 강조해 왔던 것이지요. 그런데 이상합니다. 결혼식을 준비하는 것보다 결혼을 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생각해 왔던 제가 똑같은 잘못을 범하고 있었습니다. 다음 주면 우리 아름다운교회가 창립 제16주년을 맞아 기념예배를 오전에 드리고, 오후에는 원로목사 추대 및 제2대 담임목사 취임 감사예배를 드리게 됩니다. 이취임식을 하게 되는 것이죠. 이취임식을 준비하기 위해 이취임식 준비위원회가 구성되어 거의 다섯 달 정도를 준비해 온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동안 이취임식을 위한 많은 준비들이 있었습니다. 점심식사는 어떻게 할 것이며, 오신 손님들에게는 어떤 선물을 드릴 것이며, 어떤 분이 순서를 맞아주실 것이며, 추대패, 취임패, 감사패 등등 많은 것들을 준비해 왔습니다. 물론 저 혼자 한 것은 절대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이 일에 함께 해 주셨고, 역할 분담을 해 주셔서 각자의 위치에서 이취임식을 잘 준비해 왔다고 확신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취임식을 준비하느라 너무 분주한 나머지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습니다. 이취임식은 잘 준비했는데 이취임에 대해서는 뭘 준비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제게는 취임에 관한 것만 해당되겠지요. 담임목사로서 취임을 하면서 제 마음 안에 ‘정말 이 교회가 하나님이 보내주신 교회인가? 정말 이 교회에서 목사로서 양무리들을 이끄는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 교회가 나아가야 할 사명과 비전은 무엇인가? 더 근본적으로는 정말 이 길을 내가 가야만 하는 것인가?’ 등등의 많은 질문들에 대해 하나님께 묻고 답을 얻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늦었지만 지난 한 주 동안, 이제야 취임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음을 고백합니다. 아울러 이취임식은 추대되시는 원로목사님과 취임하게 되는 저만 준비해야 하는 것은 아닐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추대되시는 원로목사님의 지난 16년간의 행적을 마음으로 기억하고 인정하며 감사를 표헌함과 동시에 새로운 리더를 하나님이 세우신 하나님의 종으로 알아 기쁘게 받아들이는 준비를 해야 하겠지요. 그리고 그 누구보다 아름다운교회를 이땅에 세우시고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아름다운 도구로 사용해 오시고, 앞으로 또 그렇게 하실 하나님께 영광과 감사와 찬양을 올려드릴 준비를 잘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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